목회할 때 남모르는 열등감에 시달렸습니다. 교육부서를 맡았을 때, 매주 주보를 들여다보면서, 늘어나지 않는 숫자에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설교를 하려고, 강대상에 올라선 순간에도 평소보다 적은 숫자에 직면하면, 설교 시작 전부터 기운이 쭉 빠져버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목회하는 내내 극복을 못했습니다. 

 

그것에 비하면, 학교 공부는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혼자 노력해서 공부한 만큼 결과는 정직하게 나오는 편이었으니까요. 어쩌면, 목회를 하면서 사람 숫자를 늘리지 못하는 저의 형편을, 성적표에 적힌 숫자로 만회했을지도 모릅니다. 일시적으로는, 성적표에 적힌 숫자에 마음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신학생 친구들 몇몇이 모여서 사역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 나만큼 숫자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적었을 것입니다. 듣다 못한 친구 한 명이 숫자에 연연하지 말라고 말을 했을 때도, 고개를 끄떡이며 인정하는 척을 했지만, 속으로는 ‘너도 내 상황이 되어보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단독으로 목회해서, 교회를 키워간다는 생각이 공포처럼 다가왔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무엇으로 나를 관대하게 평가했는지는 모르지만, 목회를 잘 할 것이라고 자주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그마저도 회피하는 방식으로 흘려들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기대를 확인해볼 기회마저 포기하는 방식으로, 나 자신이 단독으로 부각되는 상황을 피하고자 교회 개척을 거부했습니다. 상처 입은 한 사람을 온전히 돌보는 사역을 하고 싶다는 좋은 명분이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단독으로 목회하는 상황을 회피하자, 마음이 편했습니다. 이제 내 결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상황이 없겠다 싶었으니까요. 

 

하나님은 게다가 덤으로, 바닥까지 내려 앉은 나에게 말할 수 없는 은혜를 주시고, 회복되고 깨닫는 시간까지 주셨습니다. 

 

이제 나는 열등감은 느끼지 않으면서 내 길을 갈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꼈고, 수시로 열등감에 빠졌습니다. 나 외에 다른 모든 목사님들이 행복해 보였고, 유튜브에서 설교하시는 목사님들을 볼 때마다, 나에게 없는 은사들이 돋보였습니다. 

 

친구 목사들은 저마다 자신의 소명을 문제없이 감당하는 것처럼 보였고, 내게 안부를 물어올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주눅이 들었습니다. 

 

나는 과연 예수님을 사랑하는가?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과연 이럴 수 있는가, 자책감에 시달렸습니다. 내가 받은 은혜는 전부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묻고 물어도 내 안의 열등감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으로 내 남은 인생이 걸린 일이고, 이대로 불행하게 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 생존을 걸고, 열등감에 몰입했습니다. 하나님은 내게 다시 한번 은혜를 베푸셨고, 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발견한 진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은혜를 받으면, 열등감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은혜를 받으면 받을수록, 열등감은 깊어진다.” 

 

당신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나 역시도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은혜를 축소하거나 성경을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복음이 더욱 복음되게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적인 관점에서, 열등감을 재정의하고 수용할 수 없다면, 일생 동안 열등감의 파괴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발견한 진실을,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복음은 더욱 복음이 될 것이고, 당신 안의 열등감은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전해주신 소중한 선물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나 역시도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서로를 치유하는, 치유 공동체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라이브 공동체가 있기 때문에, 오늘도 나는 마음을 활짝 열어젖힌 채로 당당히 나아가려고 합니다. 

 

당신의 용기가, 당신에게 치유의 공동체를 선물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아픔을 함께 나눌 것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당신을 환영할 것입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