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이번 연휴에 못 쉴 것 같아. 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연휴 내내 회사 나가야 할 상황이야. 미안해.” 

 

남편의 말에, 아내는 속이 상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침실로 들어갔다. 어두운 방 안에, 혼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아내의 반응에 남편도 기분이 나빴다. 

 

“화났어?” 남편이 묻는다.

 

“아니.” 아내가 말한다. 

 

“화났잖아.” 

 

“아니야. 잠깐 혼자 있고 싶어. 가만히 내버려 두면, 곧 괜찮아질 거야.”

 

남편은 욱한다. 아내에게 미안했던 감정이 모두 사라진다. 

 

“왜 화가 났냐고?”

 

“화 안 났다니까.”

 

“화났잖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몇 번 말해. 누군 뭐 일하고 싶어서 안달 났어?”

 

아내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내가 뭐라고 했어? 왜 혼자 난리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거 나도 안다고. 그러니까, 아무 말 안 했잖아.”

 

“아무 말 안 했어도, 당신 기분이 그게 뭔데? 왜 기분이 나쁘냐고?” 

 

“왜 기분 나쁘면 안 돼? 기분이 나쁘니까, 나쁜 거지.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자꾸 들쑤셔서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남편의 감정이 격해진다. 

 

“됐어! 회사 일이든 뭐든, 너 원하는 대로 할게. 회사에서 잘리면 되잖아. 너도 그걸 원하는 거잖아. 그치?” 

 

“당신 멋대로 생각해. 나는 그렇게 말한 적 없어. 괜히 혼자 난리야.” 

 

“사람 미치게 하네. 내가 항상 나쁜 놈이지.” 

 

남편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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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입장에서, 아내가 야속할 것이다. 연휴에 일을 하게 된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갖은 노력에도 막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아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며칠 동안 고민하고 망설였을 것이다.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신의 진심을 나는 안다. 

 

남편의 마음을 아내가 헤아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아내를 오해하지 마라. 아내를 오해하면, 상처받는다. 

 

아내의 속상한 감정은 당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것이다. 

 

아내가 혼자 있고 싶다고 말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감정을 다스리려는 노력이다. 

 

 “화난 거 아니라니까. 잠깐 혼자 있고 싶어. 가만히 내버려 두면, 곧 괜찮아질 거야.”

 

아내의 말은 진실이다. 그러니, 믿어라. 내가 강하게 말하는 이유는, 남편이 아내의 말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안 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니, 절대로 화를 내면 안 되는 것이다. 

 

남편 입장에서 황당하겠지만, 아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서 속상하다. 

 

부디, 아내의 감정을 존중하라. 

 

아내의 감정이 불편한 남편은, 아내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온갖 노력과 설득으로 아내의 불편한 감정을, 그 자리에서 그 즉시 해소하려고 한다. 미안하지만, 소용없다. 

 

아내의 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제공하라.  

 

남편에게 아내의 진심을 들려주겠다.  

 

“여보, 당신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알면서도 속이 상하네. 나는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거든요. 당신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당신 잘못도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내 감정이 뜻대로 안 되네. 잠깐 혼자 만의 시간을 주세요. 그러면, 곧 괜찮아질 거예요. 당신이 말했듯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 

 

아내를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내는 당신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난 것이다. 당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아내의 감정에 “왜?”라는 질문을 하지 말고, 혼자 지레짐작으로 해석하지 마라. 아내의 감정 그대로를 존중하고, 믿고 기다려주기를 부탁한다. 아내의 감정을 존중하는 남편은, 아내에게 존경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