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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교회를 옮기겠다고 하는 거예요. 기가 막히잖아요. 저는 교회에서 앞장서서 봉사를 하고 있거든요. 아내가 교회를 안 다니면, 그보다 더 한 망신이 어디 있겠어요.

처음 믿을 때부터 개척교회를 섬겼어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죠.

아내가 그러더군요. “당신은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야. 교회 일 밖에 몰라. 교회에서 봉사하듯이, 집에서도 반만 해 봐. 그러면, 내가 이러나.”

그 말을 들으니까, 화부터 나더라고요. 제가 개척교회를 섬길 때, 아내가 그 모습이 좋다고 했거든요. 부지런히 섬기는 모습에 호감을 느낀 거죠. 저는 아내도 좋아할 줄 알았어요. 이제 와서 이러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답답해서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대답이 없으세요. 급한 마음에 혼자 결정해버렸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다. 가정이 먼저다. 당분간 교회 사역 내려놓고 가정에 충실하자’, 다짐했어요.

아내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아내가 마음을 열어줘서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나아졌어요. 아내가 처음으로 고맙다는 말을 했을 때, 문득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아버지가 늘 술에 취해 계셨어요. 맨 정신으로 제게 말을 하는 법이 없으셨죠. 술에 취해 쓸데없는 말만 하니까, 무의식적으로 제가 흘려들은 것 같아요. 몇 시간 동안 같은 말을 반복하는데, 그렇게 흘려듣지 않으면 제가 견뎌낼 재간이 없잖아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가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였거든요. 아버지가 무슨 말만 시작하면, 제가 TV를 켰어요. TV를 보면서, 기계처럼 ’네, 네’만 반복했어요.

아내와 결혼해서 산 지 10년이에요. 갑자기 아내와 대화할 때도 아내 말을 흘려 들었던 저를 발견한 거죠. 아내가 무슨 말을 해도, 저는 ‘그래, 그래, 알았어.’라고 웃어넘겼어요.

아내는 아버지처럼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몇 시간 동안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그랬다니까요.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아내에게 처음으로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어요. 아내가 손을 잡아주면서 말했어요.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 여보. 당신은 충분히 좋은 남편이야.”

아내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좋더라고요.

그때 감정을 말로 잘 표현을 못 하겠어요. 십 년 전, 목에 걸린 땅콩이 쑥하고 빠져나간 느낌이라고 할까요. 가슴에서 뭐가 훅하고 나가더라고요. 

아, 아내가 지금은 어떠냐고요. 교회 같이 다녀요. 이제 방심하면 안 되겠죠. 교회에서 보이는 모습 반의반, 아니 그 반의반이라도 노력해보려고요.

부족한 부분은 하나님이 채워주시겠죠. 힘들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려고요.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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