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잃어버렸던 제 자신을 되찾을 거예요.”

H는 5살 아들을 둔 엄마이다. 그녀는 결혼 생활 7년을 뒤로 하고 이혼했다. 결혼하고 3년 후부터 남편은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렸고, 결국 이혼했다.

아들 어린이집 재롱잔치가 있던 날, 남편의 외도를 처음 알았다. 그는 일이 많아 토요일에 출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내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달 전 부터 미리 알려준 일정이었다. 그날 남편이 오지 않으면 아들이 서운할 게 뻔했다. 아내는 일단 왔다가 얼굴이라도 보이고 가라고 부탁했다. 남편은 짧게 알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지 않았다.

저녁 늦게 퇴근해서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넘어가려고 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불안감을 이겨낼 수 없었다. 남편이 잠든 사이에 그의 휴대폰을 확인했다. 비밀번호가 걸려있었다. 그날 밤, 아내는 한숨도 못 잤다. 긴 한숨이 베개를 타고 침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전화가 걸려오면 남편은 밖으로 나갔다. 안에서 받으라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r,가 화장실에 갔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거래처 이름이 떴다. 퇴근, 주말 구분 없이 자주 걸려 오는 전화라 의심스러웠다. 아내는 긴장한 채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지금 나올 수 있어?”

아내는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어서 서둘러 종료버튼을 눌렀다. 화장실에서 나온 남편이 말했다.

“뭐야? 당신, 내 전화 받았어?”

아내는 일어나 남편의 뺨을 후려쳤다. 그리고 자신이 뺨을 맞은 듯, 그녀는 그의 발 앞에 맥없이 쓰러졌다. 남편은 아내에게 용서를 구했다. 실수라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아무리 용서를 구해도 아내는 용서하지 않았다.

남편은 죽은 듯이 아내 옆을 지켰다.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평소에 하지 않는 집안일과 육아를 도왔다. 먼저 안부를 묻지 않았던 친정 엄마에게도 주말마다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남편의 위선이 싫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목사님이 “원수를 사랑하라”라는 설교를 했다. 양심에 가책이 들었다.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날 저녁, 감정은 따라주지 않았지만 의지를 발휘해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나 당신을 용서하려고. 다시는 내게 상처주지 말아줘. 다 잊을게.”

“아니야, 여보, 내가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아내가 예상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아니. 나 이제 너랑 안 살려고. 더 이상 못살겠어. 내가 왜 다른 사람을 만났는지 생각해봤어? 나만 잘못한 것 같아? 우리  사이가 안 좋잖아. 대화도 안 되고. 전부 내 잘못이라고 하면 난 억울한데? 나 집 나가려고 원룸 알아봤어. 주말에 와서 애랑 놀아줄게. 평일에는 거기서 살 거야. 나 없다고 생각해. 이혼은 안 하지만 너랑은 살고 싶지 않으니까.”

아내가 말했다.

“그 말을 하지 말 걸 그랬어요. 제가 용서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줄 알았거든요. 사실 저는 남편을 용서한 것도 아니었어요. 용서에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들었어요. 의지를 가지고 용서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실 거라고. 저는 그렇게 믿었어요. 하지만 그의 반응은 제 예상과 전혀 달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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